"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 20:12)
당회장 이재록 목사
하나님의 아들로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가장 크고 첫째되는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둘째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마 22:37~40). 이 두 가지만 이룰 수 있다면 다른 계명도 능히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에 기록된 열 가지 계명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계명부터 4계명까지는 '하나님을 사랑하라'에 해당하고, 5계명부터 10계명까지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5계명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부모를 공경하되 주 안에서 공경해야 합니다
십계명에 나오지 않는다 해도 선한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사람의 마땅한 도리인 줄을 압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계명을 주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육적인 의미로 공경하라는 뜻이 아니라 주 안에서, 곧 하나님 말씀 안에서 공경하라는 것입니다(엡 6:1). 만일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주일에 교회에 나가지 말라는 부모의 뜻에 순종한다면 이것은 효도가 아니라 부모와 함께 멸망으로 가는 것입니다.
진정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한다면 전도해 구원받게 하는 것이 우선이며 참 효도라 할 수 있습니다.
역대하 15장 16절에 "아사 왕의 모친 마아가가 아세라의 가증한 목상을 만들었으므로 아사가 그 태후의 위를 폐하고 그 우상을 찍고 빻아 기드론 시냇가에서 불살랐으니" 말씀합니다. 태후가 우상을 섬긴다는 것은 정면으로 하나님을 대적해 자신뿐 아니라 백성까지 우상 숭배를 하도록 미혹해 멸망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에 아사 왕은 어머니라 해서 무조건 순종하고 맞춰드린 것이 아니라 태후의 지위를 폐해 버림으로 잘못을 돌이키게 하고 백성에게도 경각심을 갖게 했지요. 바로 이것이 참된 효도입니다.
아사 왕처럼 부모의 영혼이 구원받아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드릴 때라야 진정 부모를 공경하고 섬겼다 할 수 있습니다.
2. 생명 자체를 주신 하나님을 공경해야 합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은 결국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하나님을 공경하라는 말씀과 같은 맥락입니다. 마음 중심에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은 마땅히 부모를 공경할 것이고, 부모를 진심으로 섬기는 사람은 하나님도 마음 다해 섬기지요. 다만 그 중에서 우선을 따지자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물론,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그 윗대까지 모든 조상을 지으신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인류의 조상인 아담을 지으시고, 모든 인류에게 생명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지요. 사람이 잉태될 때는 부모의 정자와 난자로 수정되지만 그 근본된 생명의 씨는 하나님께서 주셔야만 합니다.
더구나 육의 몸은 이 땅에서 살아갈 동안 잠시 거하는 장막집에 불과합니다. 몸 안에 깃들여 있는 영이 사람의 주인이지요.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생명의 씨 자체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또한 아무리 지식이 더해진다 해도 사람의 영혼을 복제할 수는 없지요. 혹여 세포를 복제해서 사람의 형상을 만든다 해도 하나님께서 거기에 영혼을 주시지 않으면 그 형상을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은 오직 하나님께서 주시고 성령을 통해 거듭나게 하시므로 우리 영혼의 참 부모는 하나님이시지요.
그러니 우리는 육의 부모에 대해서도 도리를 다해 섬겨야 하지만 생명 자체를 주신 하나님을 더 사랑하며 섬겨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부모는 자녀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기업이요, 소중한 영혼임을 깨달아 오직 하나님의 뜻 가운데 양육하고자 힘쓰게 되지요(시 127:3).
3. 하나님을 사랑할 때 부모를 마음 중심에서 공경할 수 있습니다
공경한다는 것은 윗분의 뜻을 받들어 순종하고 예를 다해 섬김의 도리를 다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혹여 부모를 소홀히 대하지는 않았는지요?
때로는 무례하게 대하거나 연로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씀을 하신다 하며 답답해하고 무시하는 말투와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요?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별개가 아닙니다.
요한일서 4장 20절에 보면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 했지요.
마태복음 15장 4~9절에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부모에게 마땅히 드려야 할 것을 하나님께 드린다 하면서 가로챈 것에 대해 예수님께서 책망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섬기려는 마음이 아니라 자신들이 취하려는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정녕 하나님을 마음 중심에서 사랑하고 공경하는 사람은 육의 부모도 마음 중심에서 사랑하며 공경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적인 사랑을 깨달아 갈수록 부모의 사랑도 온전히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진리 안에 들어와서 죄악을 벗어버리고 온전히 말씀 가운데 살아갈 때에 그 마음에 참된 사랑이 임합니다. 그럴 때 육으로 낳아 주신 부모에 대해서도 진심에서 사랑과 은혜를 깨달아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섬길 수 있습니다.
4. 진리 안에서 하나님과 부모를 공경할 때 임하는 축복
하나님께서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 하시며 중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에 대해 축복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단지 땅에서 오래 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진리 안에서 하나님과 부모를 공경한다면 그만큼 영혼이 잘됐다는 의미로 이렇게 영혼이 잘됨같이 범사가 잘되고 강건하며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불의의 사고나 재앙도 당치 않으며 가정이나 일터, 사업터에도 항상 형통함을 입는 것, 이런 모든 축복을 다 포함해 생명이 길다고 말씀하신 것이지요.
구약 성경 룻기를 보면 룻은 이방 여인으로서 유다 백성과 결혼했지만 젊은 나이에 자녀도 없이 남편과 사별했습니다. 시어머니인 나오미는 룻에게 새로운 행복을 찾도록 권면했지만 룻은 며느리로서 섬김을 다하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나오미를 따라 유다 땅으로 들어갑니다.
하나님께서는 룻이 이방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큰 복을 누리게 하십니다. 남편의 친척 중에 유복한 사람을 새 남편으로 맞게 하셨고, 그 자손을 통해 다윗 왕이 나옴으로 예수님의 계보에 그 이름이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하셨지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 그대로 룻은 주 안에서 중심으로 부모를 공경함으로 영육 간에 넘치는 복을 받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실이라면 주 안에서 믿음의 형제에게만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낳아 길러주신 부모는 물론, 부부간에도, 혹은 일가친척이나 이웃을 대할 때도 반드시 착한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선하고 아름다운 룻처럼 착한 행실로써 사람 앞에 진리의 빛을 비추고 많은 사람 앞에 은혜와 덕을 끼침으로 하나님께서도 여러분에게 영광과 축복으로 갚아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