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 편벽과 거짓이 없나니
화평케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야고보서 3:17~18)
사람마다 귀하게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명예를, 어떤 사람은 권세를, 어떤 사람은 지식이나 재물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무엇을 가장 귀히 여긴다고 말씀하셨을까요?
잠언 3장 13~17절에 "지혜를 얻은 자와 명철을 얻은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지혜를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낫고 그 이익이 정금보다 나음이니라 … 그 우편 손에는 장수가 있고 그 좌편 손에는 부귀가 있나니 그 길은 즐거운 길이요 그 첩경은 다 평강이니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를 귀히 여기며 그 이익이 정금보다 낫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금이라 해도 그것이 참 생명과 평안을 가져다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금덩어리를 가지고 있으면 불안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지혜는 누가 훔쳐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얼마큼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측량할 수 없이 커집니다. 그래서 잠언 4장 7절에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고 당부하고 계십니다
고린도전서 1장 25절에는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 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했고, 3장 18~20절에는 "…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미련한 자가 되어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니…" 말씀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악하고 간교한 꾀도 지혜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연 그럴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악한 꾀를 써서 얻은 열매는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수 없으니 많은 것을 얻었다 해도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선하신 하나님의 지혜를 받으면 모든 일에 형통하며 가정이나 학교, 직장 등 자신이 있는 곳에서 사랑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1. '위로부터 난 지혜'란 무엇인가?
야고보서 3장 17절에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했는데, 여기서 '위로부터 난 지혜'란 하나님의 지혜를 말합니다.
잠언 9장 10절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했고, 16장 6절에는 "…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인하여 악에서 떠나게 되느니라" 했습니다. 즉 선하신 하나님을 경외하여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고 성결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지혜를 받는 길입니다. 선과 사랑, 진리 자체이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지혜로 말씀하고 행하셨습니다.
누가복음 10장을 보면 한 율법사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어떻게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율법사의 의도를 간파하시고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네가 어떻게 읽느냐?"고 되물으셨지요.
이에 율법사는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대답이 옳도다 이를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 말씀하시지요.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했던 율법사는 자기 의도대로 되지 않자 "그러면 내 이웃이 누구오니이까?"라고 다시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겉으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마음에 사랑이 없음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상하지 않으면서 깨우칠 수 있도록 선한 사마리아인을 비유로 들어 설명하시지요.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나 거의 죽게 되었을 때 제사장은 보고 피해 지나가고 레위인도 마찬가지였지만 사마리아인은 불쌍히 여겨 돌봐주었다면 네 의견에는 누가 그의 이웃이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당시 사마리아인은 이방 민족과 혼혈되었다는 이유로 유대인들에게 천대받았습니다. 율법사는 어쩔 수 없이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라고 대답하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너도 이와 같이 하라" 말씀하십니다. 율법사에게 이웃 사랑이 없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깨우칠 수 있도록 비유 들어 말씀하신 것입니다.
마음에 선이 부족한 사람은 예수님과 같은 상황을 만나면 상대를 찌르기도 하고 무안을 주기도 합니다. 직접적으로 찌르지 않더라도 상대의 악한 의도를 눈치채고 비꼬는 말로 되갚아 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선한 지혜가 있는 사람은 상대를 무시하거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요, 위로부터 난 선의 지혜인 것입니다.
2. 성결한 마음에서 나오는 선의 지혜
하나님께서는 빛이시며 선 자체이십니다. 그래서 죄악을 버리고 빛 가운데 거하며 성결한 만큼 성령의 인도와 주관을 받고 하늘로부터 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받는다는 것은 성령의 음성을 듣고 주관 받는 것과 흡사합니다. 성령의 음성을 듣거나 주관 받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과 교통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과 교통하기 위해서는 마음에 악이 없는 것이 기본 조건이듯이 지혜를 받을 때도 마음에 선이 있는 만큼 더 섬세하고 깊이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알려 주시는 지혜는 항상 선한 방법으로 나옵니다. 마음에 악이 있으면 누군가 선한 지혜를 알려 준다고 해도 그 방법을 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마음의 악을 버리는 것이 지혜를 받고 지혜가 주는 유익을 얻을 수 있는 길입니다.
마음에 악이 없는 사람은 대화할 때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선한 표현을 씁니다. 곱고 은혜로운 말, 누가 들어도 덕스러운 말을 하지요. 기도할 때도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할 만한 표현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선한 말이나 기도는 자신이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에 악이 있으면 은연중에 악이 배어 나오지요. 반대로 마음이 선하면 자연히 선한 기도, 선한 말만 나오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이나 말로 인해 주변의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은 선한 의도로 말했는데 도리어 난처한 입장에 놓이거나 비방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럴 때는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도록 맡겨 드리는 것이 낫습니다.
자기 입장을 변명하면 할수록 잘못된 인식만 쌓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변론하여 억울함은 밝혀낸다고 해도 그 과정에 타인의 허물이 드러날 수도 있지요.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서로 감정이 상해 관계가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상대편에서는 자기 잘못이 드러나니 더욱 감정을 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디모데후서 2장 23절에 "어리석고 무식한 변론을 버리라 이에서 다툼이 나는 줄 앎이라" 했습니다. 변론하다 보면 다툼이 생기고 화평이 깨져 서로 등을 돌리는 일이 생깁니다.
따라서 지혜롭고 선한 사람은 절대 변론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잠잠하고 상대를 품어주면 진실이 전해져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리지요.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상대의 마음이 녹아 깊은 신뢰 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혹여 예상치 못한 어려운 일이 왔을 때 '뭔가 깨우쳐 주시려나 보다.' 하고 생각을 바꿔 성령의 도움을 받아 기도하면 그것이 오히려 축복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잠 3:6). 잠잠히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자 하면 자신을 발견하여 변화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 해도 하나님께서 다 아시고 때가 되면 친히 갚아 주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위로부터 난 성결의 지혜입니다.
3. 선이 없는 지혜는 헛된 지혜
아무리 지혜의 말씀을 배운다고 해도 마음에 악이 있으면 내 것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한 마음에 입술로 원망과 불평을 쏟아낸다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지요.
그러니 악을 버리고 성결 될 때라야 지혜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악이 있을 때 평소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여 원망 불평하는 사람은 하나님께도 그러합니다.
예를 들어 선하고 감동적인 기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도 악이 있으면 그것이 기도 속에 묻어나옵니다. 마음에 악한 감정이 있으면 "선하게 기도하라"는 지혜의 말씀을 듣고 안다고 해도 그것을 활용할 줄 모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해도 마음에 원망이 가득 차 있으니 감사의 표현이 나오지 않지요. 믿음 없는 부정적인 기도, 남의 탓을 하는 기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내 기도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한 기도인지, 하나님을 서운케 하고 응답받지 못할 기도인지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의인의 선한 기도를 기뻐하시고 신속히 응답해 주시기 때문입니다(약 5:16).
다윗의 아들 압살롬은 외모가 출중하고(삼하 14:25) 지혜도 뛰어났지만, 마음이 악해 자신의 지혜를 악한 데 사용했습니다. 이복 맏형인 암논이 자기 여동생 다말을 범한 일로 분개했는데, 아버지 다윗이 암논의 잘못에 대해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으니 불만이었지요.
그는 자신의 감정을 섣불리 드러내지 않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2년 뒤, 양털 깎는 행사에 암논을 초대해 부하들을 통해 그를 죽입니다. 그리고 다윗을 피해 멀리 달아나지요. 시간이 흐르고 이 일로 슬퍼하는 다윗의 마음을 헤아린 요압 장군이 압살롬을 찾아 예루살렘으로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이후로도 2년 동안이나 그를 만나 주지 않았습니다.
이에 압살롬은 자신이 아버지 다윗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을 알고는 앙심을 품고 반역을 도모합니다. 심복 무사들을 키우고 무기와 병거를 마련하며 반란을 일으킬 친위부대를 양성하지요. 그리고 아버지 다윗 왕이 백성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은 백성을 사랑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교묘하게 백성을 포섭해 민심을 얻고 신뢰를 쌓아갔습니다(삼하 15:2~6).
마침내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키니 다윗은 황망히 쫓기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압살롬은 다윗의 수하에 있는 모사 아히도벨까지 자기편으로 만듭니다. 아히도벨의 지략이 얼마나 뛰어났던지 그가 어떤 모략을 베풀면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과 일반이라 할 정도였습니다(삼하 16:23).
그러나 압살롬의 반역은 실패로 끝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지혜를 어둡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아히도벨이 단번에 다윗을 제압할 작전을 내놓았지만, 압살롬은 다윗에게 유리한 작전을 제안한 후새의 말을 들었지요. 지혜로운 압살롬이었지만 하나님께서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시니 멸망의 길을 택하고 만 것입니다.
이처럼 아무리 지혜롭다고 해도 위로부터 난 하나님의 성결한 지혜가 아니라면 물거품처럼 헛된 것임을 깨우쳐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지혜는 사람의 지혜를 초월하며 세상의 지혜와 다릅니다. 선한 방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지혜를 깨닫기 위해서도, 깨달은 대로 선을 행하기 위해서도 먼저는 마음의 성결을 이뤄야 합니다. 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성결의 지혜를 구해 범사에 형통하며 풍성한 열매로 영광 돌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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