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와 틀을 깨뜨리자 (2)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 55:8~9)
당회장 이재록 목사
자기 기준에서 볼 때 옳다고 고집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자기 의’입니다. 이러한 자기 의가 단단하게 굳은 것을 ‘자기 틀’이라고 합니다. 자기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의 틀’을 만들기도 하고, 자신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배운 진리로 새롭게 만든 ‘진리의 틀’도 있습니다. 자기 의와 틀이 있으면 하나님 뜻을 정확하게 분별하지 못하므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습니다. 의와 틀로 인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하는 대표적인 경우 세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남을 판단, 정죄하는 경우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왜 저럴까?’ 하고 생각하거나 “이렇게 해야 합니다” 하고 상대를 쉽게 지적하고 책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분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이렇게 하는 것이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이다’라는 자기 틀, 또는 ‘내가 진리의 말씀을 잘 안다. 내 생각이 맞다’는 자기 의에서 나온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질병에 걸려서 기도받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질병은 죄에서 온다고 했는데 요즘 충만해 보이지 않더니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이 과연 ‘분별’일까요? 이 생각에는 이미 판단이 들어가 있고, 충만해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자신만의 느낌일 수 있습니다. 또 질병은 백 퍼센트 본인의 죄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며, 조상이나 가족과 영적인 끈이 연결된 경우나 과로한다든지 육의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경우에도 걸릴 수 있습니다.
야고보서 4장 11절에 “형제를 비방하는 자나 형제를 판단하는 자는 곧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판단하는 것이라 네가 만일 율법을 판단하면 율법의 준행자가 아니요 재판자로다”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질서상 아랫사람이나 동등한 사람뿐 아니라 윗사람을 판단하는 경우도 있지요. ‘저것은 진리가 아닌 것 같은데 주의 종이, 또는 머리 된 일꾼이 왜 저렇게 하실까?’ 생각합니다. ‘영의 일꾼, 머리 된 일꾼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틀을 만들고 거기에 맞지 않으면 불편해하는 것이지요.
2.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하는 경우
하나님께서는 요나에게 당시 북이스라엘의 적국이었던 앗수르의 큰 성 니느웨로 가서 하나님 심판이 임박했음을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요나는 니느웨와 정반대인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도망갑니다. 이스라엘을 괴롭히고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한 앗수르가 멸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선과 정의에 대한 요나의 율법적인 틀이지요. 그러나 하나님은 율법을 뛰어넘어 니느웨 백성이 멸망받지 않기를 바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박 넝쿨을 통해 요나에게 니느웨 백성들까지도 아끼시는 마음을 깨우쳐 주시자 오히려 불같이 성을 내지요. 여전히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가끔 저도 일꾼들에게 어떤 일을 부탁할 때 자신의 틀에 맞지 않으면 불순종하는 경우를 봅니다. 또 저에게 “이러 이러한 상황인데 어떻게 할까요?” 하고 상담하러 오는 경우, 상대 믿음과 그 내용에 따라 정작 답을 드리면 순종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요. 그 답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드린 답을 자신의 틀 속에서 해석함으로, 그 말의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행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 지 깨우쳐 주세요” 해서 말씀해 드리면, “예, 변화되겠습니다” 하고는 이전과 똑같이 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틀을 깨뜨리지 않으니 주변에서 권면해도 똑같은 행함이 반복되고 결과적으로 교회의 머리인 목자에게도 불순종하는 것이지요.
3.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우
즉 화평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낮아지고 섬기라고 가르치셨는데 어떤 사람은 이 말씀으로 섬김에 대한 틀을 만듭니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말에 무조건 순종해야 하고, 윗사람이 심방을 갈 때는 이렇게 섬겨야 한다”는 등 틀을 만들어서 가르치지요. 물론 섬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렇게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에 다른 의도가 담겨 있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심이 있어서 섬김받기 원하므로 아랫사람에게 “나를 섬기라”고 요구하면서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는 것은 진리이고 나는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자신을 포장합니다. 아랫사람이 힘들어해도 “나는 진리를 가르쳤을 뿐인데 저가 내 뜻을 오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자신의 상황에 맞게 진리의 틀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꾼은 윗사람을 잘 섬길 뿐 아니라 맡은 영혼도 사랑해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면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틀을 만들어 그 기준에 미달되는 사람들을 보면 잘못하고 있다고 규정짓습니다.
성도 여러분, 자기 의와 틀을 깨뜨리려면 하나님을 지극히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진정 사랑하면 무엇을 기뻐하시는지 궁구하게 되니 그 말씀에 귀 기울이며 불같이 기도해 하나님의 깊은 마음을 알아갑니다. 그리하여 하나님 뜻대로 순종하는 만큼 영적 성장을 이루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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